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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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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웃집 찰스 종영/외국인 정착 프로그램/방송 프리뷰 번역
오늘, KBS 1TV 이웃집 찰스가 마지막 방송을 내보냅니다. 2015년 1월 6일 첫 방송 이후 11년 7개월, 4,242일 만입니다. 우상번역은 2023년부터 이 프로그램의 프리뷰 번역을 맡아왔습니다. 짧게나마 함께한 제작진께 감사와 아쉬움을 남깁니다.

11년 7개월 동안 바뀌지 않은 것
이웃집 찰스는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들의 일상을 다뤄왔습니다. 이민, 유학, 취업, 결혼처럼 서로 다른 이유로 이곳에 온 사람들이 겪는 시행착오와 적응 과정이 매주 방영됐습니다. 진행자는 알렉스 추에서 한석준, 최원정, 강승화 아나운서를 거쳐 연정훈, 임지웅으로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출연자를 구경거리로 만들지 않는다는 태도만은 11년 내내 그대로였습니다.
이 태도는 번역하는 입장에서 특히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한국말이 서툰 출연자의 문장을 어떻게 옮기느냐에 제작진의 시선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웃집 찰스의 자막은 서툰 말을 매끄럽게 다듬어 없애버리지 않았습니다. 더듬거림과 머뭇거림을 남겨두면서도 뜻은 정확히 전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프리뷰 번역이라는 일
방송에 나가는 자막 이전에, 제작진이 편집을 위해 먼저 읽는 번역이 있습니다. 이것을 프리뷰 번역이라고 합니다. 몇 시간짜리 촬영본에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부 옮겨야 편집자가 어느 대목을 살릴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시청자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이 단계가 흔들리면 그 뒤의 모든 판단이 흔들립니다.

우상번역은 2023년부터 핀란드어를 비롯한 9개 언어의 프리뷰 번역을 맡았습니다. 출연자의 모국어는 그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번역사가 직접 옮겼습니다. 영어를 한 번 거쳐 옮기면 빠르고 싸지만, 그 과정에서 살아 있는 말이 한 겹 눌립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 한 겹이 곧 사람의 표정이라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번역이 어려웠던 장면이 아니라, 번역이 필요 없던 장면들입니다. 말이 막혀 손짓으로 설명하던 순간, 한국어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웃어버리던 순간. 그런 장면에서 저희가 할 일은 자막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두는 것이었습니다.
제작진께

11년 넘게 한 프로그램을 끌고 오는 일이 얼마나 고된지, 3년을 곁에서 본 입장에서 조금은 짐작합니다. 매주 새로운 출연자를 찾고, 낯선 언어의 촬영본을 정리하고, 누군가의 삶을 50분 안에 담아내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 사이 한국의 체류외국인은 287만 명을 넘어섰습니다(법무부, 2026년 6월 말 기준). 이웃집 찰스가 그 변화를 만든 것은 아니겠지만, 변화를 낯설지 않게 만드는 데는 분명히 몫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화요일 저녁 7시 40분에 그 얼굴들을 계속 보여준 11년이 그 일을 했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오래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제작진 여러분의 다음 작업을 기다리겠습니다.
우상번역은 방송 프리뷰 번역과 영상번역을 208개 언어로 지원합니다. 문의는 070 8018 6641 또는 pm@wooshang.com으로 주시면 됩니다.